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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가 된 이유, 그들은 왜 광장으로 나왔을까?

buzasarang 2025. 3. 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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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5, 광주광역시 금남로에서 한 60대 여성이 길을 물었다. 손에는 둘둘 말린 태극기가 들려 있었다. 이를 본 광주 시민들은 그녀에게 물었다.

"태극기예요?"
"광주엔 왜 왔어요?"
"그 집회는 돈 준다면서요?"

이 여성 A씨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서 광주까지 내려온 참가자였다.

예상치 못한 대화는 한 시간 넘게 이어졌고, 결국 A씨와 광주 시민들은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그날 밤, A씨는 광주 시민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광주까지 온 손님인데, 저녁도 못 대접하고 보내서 미안해요."

이 짧은 에피소드는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극단적인 진영 대결 속에서 '극우'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정치권의 분열 속에서 이들은 어떻게 광장으로 나오게 되었을까?

 

 

📌 극우의 탄생, ‘저쪽이 싫어서광장에 선 사람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한 이들을 인터뷰한 결과, 그들은 단일한 집단이 아니었다.

📌 60~70대 고령층2030세대 남성으로 구성
📌 기존 태극기 부대가 아니라 계엄 이후 합류한 새로운 인물들
📌 민주당 지지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다수 포함

 

특히 과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줬던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강한 혐오를 표현한다. 단순한 반대를 넘어 **‘두려움공포’**까지 결합된 감정을 보인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수호하기 위해광장에 나온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공통된 정서를 보였다.

 

📌 계엄을 바라보는 시선,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이들은 비상계엄에 대해 **‘헌정을 중단시킨 민주주의 파괴 행위’**가 아닌, **‘극단적인 진영 대결의 연장선’**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일부는 **“계엄 자체는 잘못됐다”**고 생각
하지만 **“민주당이 계엄을 부르게 했다”**며 민주당 책임론 강조

이는 절대적 가치 기준이 사라지고, 모든 사건을 상대 진영과의 싸움 속에서 해석하는 방식이다.

, 우리 편이 한 일은 이유가 있지만, 저쪽이 한 일은 악의적이다라는 논리로 사건을 바라본다.

결국,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우리 편이냐, 저쪽 편이냐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 2030 남성, 왜 극우 집회에 참여했을까?

이번 탄핵 반대 집회의 또 다른 특징은 젊은 남성들의 대거 참여였다. 이들은 대부분 정치적으로 반페미니즘정서를 공유하고 있었다.

페미니즘이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본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여가부가 강화될 것이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망할 것 같다.”

 

이들에게 **‘반페미니즘은 곧 반민주당’**으로 연결된다. 2019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여가부 폐지이슈가 이들을 정치적으로 결집시켰고, 결국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다.

🚨 젠더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결과, 젊은 남성들이 극우화되는 현상이 가속화되었다.

 

📌 종교와 결합한 극우, 전광훈 목사의 영향

광장에서는 극우 정치와 종교적 믿음이 결합된 형태도 발견되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전광훈 목사.

📌 이승만 대통령은 하나님이 구해준 인물
📌 좌파는 공산주의의 영에 사로잡힌 사람들
📌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애국

인터뷰에 응한 70대 남성 G씨는 2019년 전광훈 목사의 집회에 참여한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말했다.

 

👉 그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광훈 목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경제적·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일수록 종교적 신념과 결합된 극우 이념에 쉽게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 민주당이 싫어서? 극우가 된 이유

📌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에 대한 불신 확산
📌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논란, 김남국 코인 논란 등 부정적인 이슈들이 쌓이며 반감 형성
📌 문재인 정부의 친북 행보를 종북프레임으로 단순화
📌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의 발언

민주당이 저지른 실책들이 이들에게 **‘극우화의 명분’**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민주당이 신뢰를 회복한다면 이들의 정치적 선택도 변화할 수 있다.

 

📌 우리는 그들과 대화할 수 있을까?

광주에서 만난 60대 여성 A씨는 탄핵 심판이 끝나면 다시 광주를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 탄핵이 인용되면 광주 시민들이 밥을 사고,
📌 탄핵이 기각되면 A씨가 밥을 사기로 약속했다.

 

그녀는 말했다.

"광주 간다고 하니까, 가족들이 죽으려고 가냐고 했어요. 그런데 친구가 됐어요. 이념을 떠나서요.”

진영 논리에 갇혀 증오만 키우는 것보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직 서로를 이해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